21회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5 총선이 일주일 정도 앞으로 다가왔다. 총 253곳 지역구를 대표할 일꾼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리턴매치(재대결)가 벌어지는 곳이 전국 63곳에 달한다. 이 중 서울은 14곳에서 금뱃지를 놓고 재격돌하게 된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53개 지역구 중 같은 후보자들이 같은 지역구에서 2번 이상의 재대결을 벌이는 곳은 총 63곳(24.9%)이다. 단 역대 총선에서 3% 이하를 득표한 후보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먼저 서울 지역구 중 무려 20년 동안 6번이나 맞붙은 후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4·15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한 현역의원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성헌 미래통합당 후보는 이번에 6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역대 전적은 3승 2패로 우 후보가 앞서고 있다.

두 후보는 모두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2000년 16대 총선 때 처음으로 이 지역에서 맞붙은 이후 역대 총선에서 승패를 주고받으며 팽팽한 승부를 펼쳐왔다. 이 후보는 16·18대 총선에서, 우 후보는 17·19·20대 총선에서 승리했다.

또 서울 관악갑 지역구에서는 서울대 77학번 동기인 현역의원인 유기홍 민주당 후보와 김성식 무소속 후보가 5번째 격돌한다. 유 후보는 17·19대 총선에서 승리했고, 김 후보는 18·20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국민의당 소속으로 나와 승리했다. 이번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역대 전적은 2승 2패로 호각세다.

다만 김 후보는 18대에선 한나라당(현 미래통합당)과 20대에선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해 승리했으나 21대 총선에선 무소속(바른미래당 탈당)으로 출마해, 같은 보수당인 통합당 김대호 후보와도 경쟁을 해야 하는 다소 힘겨운 싸움이 될 가능성도 있다. 20대 총선에서 김 후보가 유 후보가 1,239표차(0.8%p) 이겼다.

◆…서울 관악을 지역구에서 세 번째 대결을 펼치는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후보와 미래통합당 오신환 후보가 6일 각각 선거구내 다른 지역에서 유세활동을 펼쳤다. (조세일보)

서울 관악을에선 정태호 민주당 후보와 현역의원인 오신환 통합당 후보가 세 번째 대결을 펼친다.

2015년 재보궐선거와 20대 총선에선 오 후보가 승리했다. 다만 지난 총선에서 불과 861표(0.7%p) 차이로 승패가 갈려 이번 선거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후보의 경우 문재인 정권에서 두 번째 일자리수석을 지내며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부분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오 후보는 통합당으로 통합 이전 바른미래당에서 원내대표를 지내는 등 국회에서의 입지를 탄탄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한 곳 재대결로 주목받은 지역은 서울 노원병이다. 이 지역 현역의원인 김성환 민주당 후보와 이준석 통합당 후보(당시 바른정당)가 2018년 재보궐선거에 이어 재대결을 펼친다. 지난 선거에선 김 후보가 56.43%의 득표로 27.23%를 얻은 이 후보를 제쳤다.

하지만 당시 강연재 자유한국당 후보가 14.48%를 얻어 보수표가 분산됐다. 이번 총선에서는 이 후보가 보수단일 후보로 출마해 접전을 펼치게 돼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송파을도 관심도가 높은 지역이다. 이 지역에선 현역인 최재성(4선) 민주당 후보와 배현진 통합당 후보가 2018년 재보궐선거에 이어 2년 만에 재대결을 펼친다. 당시 최 후보가 54.41%, 배 후보가 29.64% 득표로 최 후보가 큰 격차로 승리했다.

다만 2년 전과 현재는 약간의 변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년 전 재보궐선거때는 문재인 대통령 집권 초기로 여권에 우호적 분위기가 강했지만 현재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송파을 재대결 최재성(민주당) vs 배현진(통합당) 후보 (사진=더팩트 제공)

동대문갑 선거구의 안규백 민주당 후보와 허용범 통합당 후보의 재격돌도 관심을 끌고 있다.

동대문을 지역구에선 3파전이 벌어진다. 민주당은 4선의 민병두 의원을 공천 탈락 시킨 대신 장경태 후보를 내세웠다. 통합당은 3선의 관록을 지닌 이혜훈 후보를 전략 공천했다. 이 후보는 이전엔 서초갑 지역구 출신이다. 민 후보는 공천 결과에 불복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구로갑 지역구의 이인영 민주당 후보와 김재식 통합당 후보, 정의당 이호성 후보의 3파전도 기대가 된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이 후보는 전대협의장 출신의 운동권 핵심인사로 17대 국회에 등원한 이래 3선 중진에 현 당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는 등 지명도에선 가장 앞선다고 할 수 있다.

반면, 통합당 김 후보는 사시(41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내곡동 사저부지 특검 특별수사관을 지냈으며, 구로갑 당협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결국 중진 정치인과 정치신예의 대결로 김 후보로서는 힘든 싸움이란 게 일반적 분석이다. 그러나 선거는 마지막 개표를 해봐야 안다는 게 정설이다.

그 외 지역은 마포갑과 마포을에서 각각 민주당 노웅래 후보와 통합단 강승규 의원, 민주당 정청래 후보와 통합당 김성동 후보의 재대결도 있다.

강북갑과 강북을 지역구는 각각 민주당 천준호·박용진 후보와 통합당 정양석·안홍렬 후보가 맞붙는다. 노원갑에선 민주당 고용진 후보 대 통합당 이노근 후보의 한판도 관전의 재미를 더 할 것으로 보인다. 도봉을에선 민주당 오기형 후보와 통합당 김선동 후보가 리턴 매치를 벌인다.

광진갑에선 민주당과 통합당 그리고 무소속 후보의 대결도 예고되어 있다. 이 지역구엔 각각 전혜숙 후보와 김병민 후보 그리고 임동순 후보가 한치 앞을 모를 정도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번 총선의 향방이 서울 등 수도권(121개, 전체 지역구의 48%)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에 따라 서울 49개 지역구 중 14곳에서 벌어지는 재대결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