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간 원·달러 환율 추이. 자료=네이버 제공

달러화가 연초부터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19일 97.15로 연중 최고치인 97.62에 근접해 있다.

시장에서는 달러화 강세로 인해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화가 달러당 1100원대의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눈길을 끌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19일 저녁 8시 고시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9일 달러당 1136.50원으로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한국채권 배제로 한때 달러당 1145.00원까지 급상승했던 후유증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해 외국인의 원화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원·달러 환율은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원·달러 환율은 크게 글로벌 유동성과 중국 위안화의 가치변동이라는 두가지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글로벌 유동성은 미국의 금리정책과 재정정책에 따라 출렁거리고 있다. 미국이 지난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미국 대차대조표 축소 정책을 종료키로 하면서 글로벌 유동성 공급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된다.

미 연준의 양적 긴축정책이 종료되면 연방 정부의 채권발행은 부채한도 협상으로 어려워지게 된다. 연준과 연방정부의 유동성 긴축이 끝나고 자연스럽게 유동성이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된다.

그동안 연방정부가 단기채를 발행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해 갔지만 유동성의 공급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은 달러 약세를 의미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무역수지적자라는 쌍둥이 적자는 약달러를 불러올 수 있는 가장 큰 변수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미 의회예산국의 추정치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며 향후 2~3년 내 GDP(국가총생산)의 6%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무두 국가 부채를 줄이는 데는 관심이 없고 오히려 더 쓰고 싶어한다”면서 “미 쌍둥이 적자가 달러 약세 압력으로 누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경기는 예상을 넘어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6.4%를 기록하며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3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8.5%를 나타내며 기업들이 공격적인 생산량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내수회복이 현실화됨에 따라 수출경기 악화로 인한 경기 하강압력이 약해지고 있고 올해 성장률 목표 6.0~6.5%를 달성할 전망이다.

중국 경제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급속도로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조금씩 누그러지면서 위안화의 가치가 올라가는데 기여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의 차입비율을 낮추는 디레버리징에 속도 조절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최우선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중국 정부가 대미 흑자를 줄이기 위해 위안화 강세를 유도하고 있는 것도 향후 원화 강세를 점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 원화와 중국 위안화의 상관관계는 지난해 0.8 수준을 보이며 중국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도 가치가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원화와 위안화의 상관관계가 다소 약해지긴 했지만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달러화 약세가 본격화되면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현상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화는 위안화와의 디커플링으로 인해 약간 다른 방향을 걷고 있지만 원화 강세가 조만간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은 유력해 보인다.

문홍철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의 결과로 위안화가 강해지고 중국이 내수 부양에 나서면서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면서 “원·달러 환율은 1100원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