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트레일러 사업자인 A씨는 사업에 필요한 트렉터를 구매하기 위해 중고차 중개업자를 찾았습니다.

A씨는 중개업자가 소개한 거래처로부터 중고트렉터를 매입한 뒤 차량대금과 부가가치세를 지불하면서 세금계산서를 받았습니다.

세금계산서를 근거로 매입세액을 공제한 뒤 정상적으로 세금을 납부한 A씨는 국세청으로부터 황당한 소식을 통보받았습니다.

"A씨가 받은 세금계산서는 '폐업자'가 발급한 것이기 때문에 매입세액을 공제받을 수 없습니다"

세무서에서 확인한 결과, 실제로 트렉터 판매자는 이미 폐업한 사업자로 확인됐습니다.

현행 부가가치세법은 세금계산서의 작성된 필요적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르게 적힌 경우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요.

조사를 실시했던 과세관청은 폐업자가 발행한 세금계산서를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로 판단해, A씨에게 부가가치세 700만원을 고지했습니다.

A씨는 너무나 억울했습니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그에게 700만원을 토해내라는 말은 사업을 그만두라는 말과 다름 없었습니다. 

이에 A씨는 국선대리인을 찾아가 "정상적으로 받은 세금계산서가 가짜일지 누가 생각했겠냐"며 하소연했습니다.

국세청은 과연 '선의에 피해자 A씨'를 구제해 줬을까요?

국선대리인의 도움을 받은 A씨는 "매입한 트렉터를 정상적으로 인수해 차량등록을 했으므로 당연히 해당 거래처를 정상적인 사업자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중고차 중개업자 및 트렉터 판매자가 함께 공모한 뒤 본인을 속여 부가가치세를 부당 편취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과세관청은 "사업자의 폐업 여부는 국세청 홈택스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으므로 A씨는 선의의 피해자가 아니다"며 "해당 처분은 정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다만 A씨에게 적용했던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일반과소신고가산세'로 수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실관계와 양측의 주장을 살핀 국세청은 A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국세청은 우선 "거래처가 폐업됐는지까지 알아볼 것을 납세자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면서 "매입당시 거래는 정상적인 과정이므로 납세자는 선의의 거래 당사자로 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폐업자로부터 수취한 세금계산서를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로 보아 관련 매입세액을 불공제하고 가산세를 부과한 과세관청의 처분은 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자료 : 국세청